빈티지 오디오가 반겨주는 이색 편의점에 가다

매거진 2025.05.20 #PEOPLE #빈티지오디오 #이색편의점

 

전북 김제시 황산면의 조용한 길가, 그곳에선 늘 즐거운 멜로디가 흘러나옵니다. 바로 CU김제황산점인데요. 겉보기엔 평범한 편의점이지만 발을 들이는 순간, 새로운 공간이 펼쳐집니다. 곳곳에 멋스러운 빈티지 오디오가 놓여 있고 날씨를 닮은 선율이 잔잔히 흐르고 있는 이곳. 점주님에게 음악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인생의 한 조각인데요. 음악으로 손님들에게 즐거운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CU김제황산점 점주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편의점에 빈티지 오디오라니, 정말 이색적이네요. 오디오를 들이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은 마을에 위치한 편의점이다 보니 하루의 대부분을 혼자서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혼자서 일할 때 아주 가끔은 울적하고 힘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지친 나를 위한 작은 힐링의 방법으로 오디오를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을 듣다 보니 하루를 훨씬 더 즐겁고 에너지 넘치게 보낼 수 있었죠. 이 기분을 손님들에게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예전부터 수집해 오던 빈티지 오디오를 더 들이게 됐는데요. 하나, 둘 들이다 보니 어느새 꽤 많아졌네요. (웃음) 그래서 지금은 편의점 곳곳에 빈티지 오디오를 비치해두고, 언제든 음악이 흐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점주님의 삶에 음악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음악은 제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오랜 벗, 그리고 추억 같은 존재죠. 아주 오래전부터 클래식, 재즈, 팝 등 장르 불문하고 음악 자체를 즐겨 듣곤 합니다. 듣는 순간 그 시절의 감정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게 음악만의 힘이잖아요. 요즘은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오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는 그만의 깊이와 감성이 있거든요. 음악 장르에 따라 어울리는 오디오를 골라 듣는 재미도 있어서 더 마음이 가는 거 같아요.


 

음악과 함께하는 편의점, 점주님에게 편의점은 어떤 공간인가요?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손님과 소통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을 찾는 분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거나 바쁜 일상을 보내는 분들이라 긴 대화를 나누긴 어렵지만, 잠시 머무는 그 시간만큼은 편안하고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음악을 통해 그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손님분들이 이 공간을 이색적인 편의점이라고 느낄 것 같아요. (웃음)

 


음악으로 손님들과 소통하는 방법,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저는 손님들의 표정을 살피며, 그날의 분위기나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요. 위로나 휴식이 필요한 것 같은 분에게는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잔잔한 음악을, 혹은 연령대에 맞는 인기곡을 선곡해서 손님들이 더 기분 좋게 머무르실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죠. 또 손님들이 직접 듣고 싶은 노래를 틀 수 있도록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오디오도 식사 공간 옆에 마련해 두었어요. 가끔은 손님이 선곡한 노래 한 곡이, 그날 편의점 분위기와 저를 즐겁게 만들 때도 있답니다.


 

손님들과 음악으로 이어진 특별한 인연도 있으실 것 같아요.

생각보다 저처럼 음악에 진심인 손님이 꽤 많더라고요.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해 주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을 많이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손님분께서는 감사하게도 클래식 음악 CD세트를 선물로 주시기도 했어요. 이렇게 음악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걸 느껴요. 특별히 한 사람과의 인연이 기억에 남기 보단, 이곳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과 소소한 인연이 쌓이는 것 같아요. 손님들과 음악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 자체가 저에겐 큰 즐거움이에요.


 

마지막으로 CU김제황산점에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세월이 흐를수록 설레고 즐거운 감정보다, 무던하고 담담한 마음이 더 익숙해지잖아요. 그럴수록 이 공간만큼은 '즐겁다', '행복하다', '편안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작은 여유가 되어드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 편하게 들러 쉬어가세요. 손님들이 웃는 얼굴로 매장을 나설 때면, 저 역시 그날 하루가 참 행복하게 느껴지거든요. (웃음)


 

 

인터뷰. 심기섭 점주님(CU김제황산점)

글. 최효정

편집. 김도희

사진. 김홍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