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만난 기부천사, CU 평택힐탑점 전윤성 점주님의 나눔 스토리

매거진 2026.01.14 #PEOPLE #기부 #기부천사 #기부편의점


매달 크고 작은 나눔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평택힐탑점은 매장을 운영하며 발생한 수익금에 사비를 더해, 지역 아동과 어르신들을 위한 기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요. 편의점을 넘어 지역 사회와 연결된 공간으로 자리 잡은 이곳에서, ‘기부천사로 불리는 전윤성 점주님의 나눔 이야기를 전합니다. 


  

 


작년 8월 기부를 처음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장사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보이더라고요.

매장을 자주 찾아주시는 어르신들도 많고,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동네 사정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알게 됐어요. 예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을 장면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지더라고요. 생각보다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이 많다는 걸 느끼면서 마음이 계속 쓰였죠.

 

사실 기부에 대한 마음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SNS를 보다 보면 재난 상황이나 기부 소식이 종종 나오잖아요. 그럴 때마다나도 여유가 되면 꼭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계속했어요. 다만 늘 마음속에만 두고 있었죠. 그러다 이 동네에서 5년 정도 장사를 하면서, 언젠가를 계속 미루기보다는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작년 8월부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매달 꾸준히 기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매달 이어오는 기부, 현실적인 부담은 없으셨나요?

처음에는 솔직히 고민이 없지는 않았어요. 장사라는 게 늘 안정적인 건 아니니까요. 매달 기부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죠. 그래서 처음부터 크게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의 생활 안에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막상 시작해 보니까 생각보다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특히 보육원에서 제가 보낸 간식이나 밥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실 때가 있는데, 그 사진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느껴져요. ‘, 오늘도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지금은 부담이라기보다는, 안 하면 오히려 허전하게 느껴질 정도예요. (웃음) 그렇게 매달 이어온 기부가 어느새 제 일상이 됐습니다.





어떤 분들을, 어떤 방식으로 돕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주변을 살피면서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곳부터 직접 찾아봤어요. 취약계층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어린 학생들과 어르신들이었죠. 그래서 보육원과 제가 장사하는 이 지역의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나눔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육원 쪽은 복지사님께 여쭤보니 쌀이 가장 필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매장에서 발주되는 쌀을 중심으로 물품 후원을 하고 있어요. 어르신들께는 물품보다는 지역 상품권이 더 실용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동장님과 상의해 상품권으로 전달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받는 분들께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식인지가 가장 중요했어요.





봉투값을 전액 기부하고 여기에 사비까지 더해 나눔을 이어가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봉투가 유상으로 바뀌면서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평택힐탑점에서는 봉투값을 받게 될 경우 그 금액에 제가 개인적으로 금액을 보태 함께 기부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봉투를 드릴 때는봉투값은 전액 기부되고 있습니다라고 안내해 드려요. 그러면 다행히 많은 손님들께서 취지를 이해해 주시고, “그럼 더 좋은 일 아니냐라며 흔쾌히 받아들여 주시더라고요. 그 반응 하나하나가 늘 고맙습니다.

 

봉투 하나의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보탠 적은 금액이 누군가의 일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걸 떠올리면,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봉투에 물건을 담는 이 짧은 순간이, 손님과 매장, 그리고 지역을 연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나눔의 장면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나눔이 점주님 개인의 삶과 태도에도 변화를 줬나요?

확실히 많이 달라졌죠. 더 책임감 있게 일하게 됐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예전보다 더 조심하게 됐어요. 기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하루를 마무리할 때 오늘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하루였는지를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이런 변화는 매장 운영에도 그대로 이어졌어요.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여전히 친절과 청결이에요. 기부한다고 해서 특별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기본을 더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제가 하는 나눔도, 손님들께 드리는 말도 진심으로 전해질 수 있으니까요.





올해 새롭게 계획 중인 나눔도 있다고요?

사실 저는 CU를 운영하기 전, 부모님 밑에서 전기공사업 일을 10년 정도 했어요그래서 올해부터는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의 나눔을 하나 더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동장님과 상의해서 매달 한 가구 정도, 전기 시설이 노후화된 취약계층 가정을 선정해 전등이나 콘센트, 전기 시설을 직접 손봐드릴 계획이에요. 물질적인 기부도 물론 의미 있지만, 제가 가진 기술로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평택 기부천사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계신데요.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과분한 표현이지만 감사한 마음이 커요. 그만큼 제 행동을 좋게 봐주셨다는 뜻이니까요. (웃음) 그래서 더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잡게 됩니다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지금처럼만 꾸준히 하고 싶어요. 기부도, 매장 운영도요. 반짝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제가 이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동안만큼은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개인으로서도, CU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점주로서도 이 지역에서는 제 행동을 통해 “CU가 참 좋은 일을 많이 한다라는 긍정적인 인식도 함께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큰 욕심 없이, 지금처럼 이어가고 싶습니다.


기부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선택하는 방식일 뿐이죠. 평택힐탑점에서 이어지고 있는 전윤성 점주님의 나눔은 오늘도 그렇게, 일상처럼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윤성 점주님(CU평택힐탑점)

. 임현희

편집. 김도희

사진. 김홍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