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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5월, 사내
익명 게시판에 한 편의 만화가 올라옵니다. 회사 게시판 한 켠을 오래 지켜온 만화죠. 정체는 알 수 없지만, 한 컷만 봐도 ‘아, 이거 우리 얘기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만화, 수많은 *SC들의 마음을 툭 건드리는 이 만화의 이름은 ‘스시툰’입니다. 그리고
그 만화를 그리는 사람, 익명의 사내 만화가 김작가를 만났습니다.

*SC: Store Consultant의 약자로, 담당하는 CU편의점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가맹점 및 직영점의 매출·운영 컨설팅을 담당하는 영업관리 직무
김작가는 스스로 이렇게 소개합니다. “BGF리테일의 김풍, 익명의 야매 작가 김작가입니다. 하하” 이렇게 겸손한 자기소개와 달리, 벌써 1년 6개월 넘게 게시판을 지키며 많은 공감을 받아왔죠. 누적 조회수는 무려 2만 회를 훌쩍 넘었습니다. 스시툰은 BGF리테일의 영업관리직(SC)으로 일하며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와 공감될 만한 이야기들을 담은 만화인데요. 실제로 많은 직원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익명의 김작가, 최초의
인터뷰!
스시툰은 ‘이게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정말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저도 SC로 일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이동도 잦다 보니 직무 특성상
마음이 상하거나 위로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시기를
겪잖아요. (웃음) 그런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털어놓자니, 일 자체가 복잡한 부분이 있어서 설명하다 보면 오히려 더 지칠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런 고민을 너무 무겁지 않게, 같은 일을 하는 사내 직원들이 보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꾸준히 연재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요.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응원을 보내주시더라고요. 그게
힘이 돼 지금까지 이어오게 된 것 같아요. (웃음)
익명으로 활동하다 보니 독자분들과 직접 소통하기가 어렵고, 무언가를
해드리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습니다. (사연을 받아 그리는 외전도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더라고요) 처음에는 제가 위로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제가 힘들 때 위로받았던 기억이 더 크게 남아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웃음) 직급이나 역할을 떼어내고 보면 000책임이나 000주임, 막내나 주무, 팀장이기 이전에 모두 같은 ‘한 명의 직원’이잖아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익명으로 풀어내다 보니, 많은 응원과 공감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스시툰’ 이야기가 나오거나, 포탈에 제 얼굴이나 제가 그린 그림이 갑자기 올라올 때면 순간적으로 흠칫 놀라게 됩니다. (웃음) 그럴 때마다 필사적으로 모른 척, 못 들은 척해야 해서 늘 긴장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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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만의 남다른 루틴
퇴근하면 웬만하면 모든 전자기기를 끄는 편입니다. 업무 중에는
하루 종일 전화와 메시지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전화벨이나 손목에 찬 전자시계의 진동이
유난히 크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 자극을 조금이라도 차단하고 싶어서 퇴근 후에는 조용히 드로잉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스트레스 해소용 낙서였는데, 회차를
거듭하며 자연스럽게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지금도 만화를 그리면서 지금도 계속 배워가는 중이죠. (웃음)
콘티(구상)는 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요. 점포 이동 중 신호대기 시간이나, 리뉴얼 공사로 잠시 대기하는 시간처럼 틈이 생길 때요. 만화 소재를 까먹기 전에 후다닥 메모해 두고, 퇴근해서 그리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나서 가벼운 마음으로 조금씩 그리고 있고요. 처음에는 한 편을 완성하고 검수해서 올리기까지 길게는 2주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짧으면 3일 안에도 작업을 마치고 올립니다. 평일 업무 시간 중에 업로드되고 있지만, 게시 예약 기능으로 몰래몰래 업로드하고 있으니, 저를 발견하실 일은 없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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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툰’의 탄생
‘스시툰’이라는 제목은 깊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SC를 ‘스시’라고 부르기도 하고, 처음 올린 만화도 ‘바쁜 직장생활 속 찰나의 콧방귀 같은’ 느낌의 SC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그냥 ‘SC의 이야기’, ‘스시툰’이라고 올리게 됐죠. 지금
다시 생각해도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을 것 같아요. (웃음)
제가 그림을 그릴 때 기준은 딱 하나인데요. 재미와 공감입니다. 전문 작가가 아니다 보니, 정확한 묘사보다는 잠깐 웃을 수 있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요즘 유행하는 밈이나,
사내에서 화제가 된 콘텐츠, SC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순간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쓰죠. 작은 디테일을 꼭 하나씩 넣으려고도 하고요. SC분들이라면 특히 공감할 텐데요. 여름에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팔은 다 타는데 손목시계를 찬 부분만 하얗게 남는 경우가 있잖아요. (웃음) 그걸 그린 적이 있었는데, 댓글에서 바로 알아봐 주셔서 놀랐고, 기분도 좋았습니다. 그런 반응들이 계속 그리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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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초기에는 제가 떠올린 이야기만 그렸습니다. 그러다 연재한 지 4~5개월쯤 지났을 때, 동기 모임에서 들은 여러 이야기가 너무 공감돼서 이걸 만화로 그려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회식 자리나 각종 모임에 껴있을 때면 귀를 열고 열심히 듣는 편입니다. (웃음) 그러다가 어떤 소재가 딱! 하고 떠오르면 항상 메모해 두면서 재밌게 그리죠.
그때부터 ‘스시툰-외전’을 만들고, 익명 게시판의 특성을 살려 네이버 폼으로 사연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우수 사례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막내 주임이 적응해 나가는 과정, 너무너무 힘들고 어려웠던 일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사소하지만 웃기고
짠한 순간들 같은 이야기들이 오히려 더 많은 분이 공감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웃음)
스시툰에 달린 익명의 댓글들
잘 그리는 것보다, 공감되는 것
댓글은 지금도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처음에는 한 분에게라도 소소한
위로를 전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올리는 회차마다 ‘위로가
되었다’, ‘커피 사주고 싶다’ 등등… 많은 댓글을 달아주시는 게 매번 기억에 남아요. 특히 스스로 ‘숨은 팬’이라고 소개하며 제 정체를 상상하는 댓글을 남겨주신 분의
댓글은 아직도 떠올리면 웃게되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 CU 프렌즈
캐릭터를 잘못 그렸다가 사내 포털 메인에 ‘WANTED 김작가’ 이벤트가
올라왔던 일도 잊을 수 없고요. (웃음) 그때는 정말 놀랐지만, 덕분에 스시툰을 알게 된 분들도 많아졌죠. 저에게 스시툰은 회사를
다니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 것 같아요. (웃음) 공감을
나누고 싶어서 시작했었는데, 돌이켜보면 제가 가장 많은 위로를 받은 것 같아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언제까지 연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웃음) 다만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한, 제가 받은 공감과 따뜻함을 나누고 싶어요. 그 마음으로 오늘도 한 컷, 한 컷 그리고 있거든요. 찰나의 위로와 공감이 된다면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소소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회사의 꽃, SC 분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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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미지 제공. 김작가 (BGF리테일)
글. 최효정
편집.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