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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조용히 입소문을 탄 편의점이 있습니다. 오픈 초기부터 점주님이 손님들에게 안주를 무료로 건네며 따뜻한 서비스를 이어간 CU춘천스타점인데요.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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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춘천스타점 이남희 점주님
오픈 초기부터 무료 안주 이벤트로
화제가 됐는데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셨나요?
처음 오픈하면서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바로 주변에 경쟁 업체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고, 저희가 가장 늦게 들어온 상황이었으니 기존 고객들을 어떻게 유입시킬지가 제일 큰 숙제였죠. 그래서 공사 중에 직접 시장조사를 해봤어요.
직접 나가서 살펴보셨군요.
네, 직접 경쟁 업체들을 둘러보니 응대 방식에서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었고, 오래
운영된 탓에 정체기가 온 것도 느껴지더라고요. '이 부분을 내가 더 잘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 연령대를 보니 고령층 고객분들이 많았고, 서비스 차원에서 뭔가를 드리면 자연스럽게 유입이 되지 않을까 싶어 무료 안주 이벤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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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분이 블로그에 올린 점포 소개 글을 보셨나요?
네, 봤어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아,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구나"였어요. 제가 하는 행동에 대한 피드백이 이런 방식으로 오니까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 이후로 블로그 글을 보고 우연히 찾아오신 분들도 생겼고, 글이 올라간 지 2주쯤 지나서는 <다큐 3일> 촬영팀까지 다녀갔어요. 새벽마다 유통기한 임박 유제품을 미리 빼서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라고 해두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는데, 촬영팀이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가시더라고요. 괜히 뿌듯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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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운영해 보니 어떠셨나요? 성과가 있었나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효과가 났어요. 동네 양쪽으로 아파트가 있는데, 한쪽엔 부모님이, 한쪽엔 자식들이 사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오픈 초창기에는 소비기한이 임박한 상품들이 생기기도 했어요. 이를 단순히 처리하기보다 지역 어르신들과 나누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근처 노인정 회장님과 인연이 닿았고 자연스럽게 지원해 드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머님들이 자식분들한테 "여기CU춘천스타점 사장님 너무 좋더라"라고 말씀하시기 시작한 거예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파트 단톡방에는 "우리 동네에 CU는 없어지면 안 된다"라는 말까지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손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고, 매출도 매달 10%씩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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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안주 외에도 직접 기획하신
이벤트가 또 있으셨나요?
겨울에 오픈한 터라 계절에 맞는 서비스를 드리고 싶었어요. 매장 안 상품만 드리면 식상할 것 같아서 귤을 박스로 직접 사다가 "점주가 쏩니다.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라고 써 붙이고 나눠드렸죠. 목요일마다 '점주가 쏜다' 행사를 따로 운영한 적도 있어요. 목요일 매출이 유독 낮아서 그날만큼은 특별한 걸 드리자 싶었거든요. 한번은 손님이 상품을 올려두고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분이 서비스 상품인 줄 알고 가져가시는 해프닝도 있었어요. (웃음) 점포 관리를 총괄 지원하는 류고은 책임님도 이런 이벤트들을 흔쾌히 응원해 주시고 피드백도 잘 주셔서 더 힘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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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분들과의 관계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한번은 매장에서 손님이 크게 넘어지시는 일이 있었어요. 죄송한 마음에 연신 괜찮으신지 여쭤봤는데, 오히려 그 손님께서 "평소 우리 아이를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매장에 올 때마다 간식을 챙겨주곤 했던 아이의 부모님이었어요. 그 순간, 작은 관심과 친절이 생각보다 큰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느꼈죠. 그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이런 순간들이 저한테 정말 큰 힘이 돼요. 그래서 더 진심으로 대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매출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나가는 어르신께는 부모님 대하듯, 아이들에게는 자식 대하듯, 또래 손님에게는 친구 대하듯이요. 연세 있으신 분들은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힘드신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집사람이 직접 만든 오미자차를 드리기도 해요. 손님들도 그 마음을 느끼시는지, 반찬이나 계란말이 같은 걸 가져다주실 정도로 정이 많이 쌓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춘천 편의점 중에서는 여기 CU춘천스타점이 좋더라"라는 소문이 동네에 퍼졌고, 단골손님도 눈에 띄게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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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이벤트 계획과 운영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이벤트는 무조건 계속 이어갈 거예요. 계속 똑같은 건 제 성격에 안 맞거든요. (웃음) 매달 행사를 바꿔서 손님들이 올 때마다 새로운 걸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지금은 도시락 구매 시 육개장 사발면을 서비스로 드리는 행사를 진행 중인데, 지난달 대비 간편식 매출이 2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반응이 좋아요. 이번 여름에는 월드컵 시즌에 맞춰 맥주 번들 행사를 최저가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맥주, 담배, 과자로만 승부하는 편의점이 아니라 손님이 찾아올 이유를 계속 만들어가는 점포, 그게 제가 그리는 CU춘천스타점의 모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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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춘천스타점이 마련한 작은 쉼터
그런 점포를 만들어가는 점주님만의 운영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현재는 서비스와 청결,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거든요. 편의점은 손님들이 편하게 왔다 갈 수 있어야 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매장 밖에 테이블과 의자, 화분을 배치해서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잠깐 앉아 쉬고 기분도 환기할 수 있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청결은 특히 편의점 입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 오픈했을 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게 목표거든요. 친구들을 한 달에 한 번씩 불러 손님 입장에서 매장을 직접 점검하게 하는데, 찌그러진 캔까지 체크해 줄 정도예요. 그런 상품은 바로 빼서 '점주가 쏜다' 이벤트로 돌리고 있죠.
또 한 가지, 주변에 흡연 공간이 마땅치 않다 보니 경쟁 업체 인근에서 흡연 후 그쪽 점포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저희 점포 앞에도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을 따로 구매해서 흡연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덕분에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저희 점포를 더 찾게 되고, 동네도 한결 깔끔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고객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없이 집사람과 둘이 직접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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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점주님께서 생각하는 좋은 편의점은 어떤 모습인가요?
첫 번째도 친절, 두 번째도 친절입니다. 요즘 고객분들은 많이 사지 않아도 존중받는 느낌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천 원, 이천 원을 아끼는 것보다 그 손님이 한 달 뒤에 다시 찾아와
주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객은
왕이다"보다 "고객은 친구다"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필요한 게
없어도 언제든 편하게 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사장님도 사모님도 인상이 밝아서 좋다"는 말을 계속 들을 수 있는 점포로
만들어가고 싶어요.
인터뷰. 이남희 점주님(CU 춘천스타점)
촬영. 김홍일
글. 홍미랑
편집.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