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점주로, 밤에는 시인으로 사는 김영남 점주님의 이야기

매거진 2026.06.22 #CU김해율하중앙점 #CU뉴공항점 #CU마음산단점 #한용운문학상

 

한용운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점주님은 바쁜 일상에서도 문학을 놓지 않습니다. 계산대와 원고지 사이를 오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그의 특별한 일상은 어떨까요? 편의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부터 시를 쓰게 된 이유까지, 점주님이 들려주는 삶과 문학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용운 문학상 수상 상패와 현수막)


지난 4월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축하드립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어떠신가요?

한용운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생업을 이어가며 글을 써왔는데, 제 글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문학이 특별한 사람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삶 속에서 꾸준히 고민하고 몰입하는 사람에게도 열려 있다고 생각해요. 시뿐만 아니라 수필과 평론도 쓰고 있는데요.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 풍경, 사회적 이슈까지 다양한 소재를 글로 풀어내며, 때로는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님들 가운데 제 문학 활동을 알고 계신 분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하하. 시인이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점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이야기인데, 시인도 결국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편의점을 3군데 운영하고 계신다고요? 편의점 점주이자 시인으로서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어쩌다 보니 CU편의점을 3군데 운영을 하고 있네요. 허허. 편의점 운영한지는 약 2년정도 되었고 저는 하루의 시작을 점포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세 곳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운영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직원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현장의 분위기를 살핍니다. 지금은 CU김해율하중앙점 오픈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점포에 쏟고 있습니다. 업무를 마친 뒤에는 글을 쓰는 시간을 갖는데요. 저에게 글쓰기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색하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편의점 운영과 창작 활동을 병행하며 바쁘지만,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점포 운영에 많은 시간을 쏟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글 쓰는 시간은 어떻게 확보하시나요?

사실 할 시간 없죠. 하하. 그래서 보통 2~3시간 정도 취침을 하고 나머지는 아~주 부산하게 일을 해야 해요. 따로 시간을 내서 시를 쓰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글감을 얻어요. 직원들과 나누는 대화, 손님들과의 만남, 그리고 오늘 같은 인터뷰까지도 모두 글의 소재가 되는 거죠. 저는 직업이 작가가 아니라 사업을 하며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지나가는 하루하루의 경험들이 쌓여 어느 순간 시가 되고, 수필이 됩니다. 바쁜 일상도 결국은 글이 되는 셈입니다

 

 


어릴 적에는 누구나 문학소년, 문학소녀의 감성을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역시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고, 편의점을 운영하기 전부터 꾸준히 글을 써왔어요. 현실에서 다 표현하지 못한 생각과 마음을 글에 담고 싶었고, 그렇게 문학 활동을 이어오게 됐네요. 편의점은 단순한 소매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이아닐까요? 예전 보부상이 물건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다녔듯이, 편의점도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는 공간인 거죠. 그래서 편의점 운영과 글쓰기는 전혀 다른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다는 점에서 많이 닮았어요.

 

 

 

시인으로 활동을 이어오시다가 편의점 운영을 시작하게 되셨는데요. 병행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아이~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아내를 통해 인력이 부족해 힘들어하는 점주 이야기를 듣게 됐고,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주변에서는 힘들다고 하거나 실패한 자리라고 만류하기도 했지만, 남들의 평가보다는 제 판단을 믿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지금 운영 중인 점포들 가운데는 이전에 폐점했던 자리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남들이 안 된다고 하는 곳에서도 가능성을 봤고, 직접 부딪혀 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남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실행이라고 생각해요.

 

 


카운터에서 시를 쓰신다고 들었는데요. 영감을 주로 카운터에서 얻으시나요?

특별히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쓰지는 않아요. 점포에 손님이 뜸한 시간이나 잠시 여유가 생기면 평소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생각들을 메모하듯 적어 둡니다. 그렇게 떠오른 생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 우선 스케치해 두는 것이죠. 이후 시간이 날 때 다시 꺼내어 읽어보고 다듬어요. 여러 생각과 메모를 정리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글의 형태를 갖춰 나갑니다. 그렇게 일상 속에서 차곡차곡 쌓인 기록들이 시가 되고 글이 됩니다. 어쩌면 시는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을 붙잡아 두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의점을 운영하시면서 어떤 순간에 보람을 느끼시나요?

편의점을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늦은 밤 갑자기 아프거나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편의점인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한밤중에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님이 상비약을 찾아서 꼭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 가셨는데 그때 편의점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편의점 운영은 수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사업인 만큼 수익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돕는 공간이라는 책임감도 함께 가지고 있어요. 이러한 역할이 편의점의 또 다른 가치라고 생각하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의점은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나요?

문학이 단순히 책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실천되고 증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편의점을 운영하면서도 꾸준히 글을 쓰고, 문학과 현실을 함께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점포 운영 시스템을 더욱 안정적으로 구축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운영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지속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면, 끝없이 점포를 늘려 나갈 겁니다. 동시에 문학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며, 평범한 일상과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저만의 문학 세계를 보여주고 싶네요. 편의점 운영도, 문학도 결국 사람과 삶을 이야기하는 일이라서 앞으로도 두 분야 모두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싶습니다.

 

편의점 점주이자 시인. 언뜻 서로 다른 길처럼 보이지만, 김영남 점주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두 역할은 결국 사람과 일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차곡차곡 기록해 온 시간들. 그렇게 쌓인 평범한 일상이 오늘도 한 편의 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남 점주님(CU김해율하중앙점, CU뉴공항점, CU미음산단점)

촬영. 김홍일

. 박현영

편집.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