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은 개발자, 부캐는 인플루언서인 신현재 책임

매거진 2026.10.19 #Diary #인플루언서 #회사부캐 #개발자 #직장인


트렌드는 늘 그의 피드에서 먼저 읽힙니다. 경기동개발팀 신현재 책임은 남다른 안목으로 신박한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선보이며, 탄탄한 자기관리까지 겸비한 사내 화제의 인물인데요. 회사에서는 개발 업무에, 퇴근 후에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두 얼굴의 일상. 일과 취미 사이에서 자기만의 색을 지켜가는 신현재 책임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인플루언서? 아니요, 그냥 직장인입니다‍👨🏻‍💻


낮에는 상권을 읽고 밤에는 트렌드를 읽는 사람. 사내에서 '인플루언서'로 통하는 신현재 책임에게 자기소개를 청하자, 뜻밖에도 손사래부터 돌아왔습니다.


신현재 책임 안녕하세요. 경기동개발팀에서 편의점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신현재입니다. 좋은 입지를 찾고 상권을 분석해, 점포가 문을 열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런데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불러주시면 사실 좀 민망합니다. (웃음) 팔로워가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봐주시는 분도 대부분 친구나 지인이거든요.

 

저는 SNS를 어디까지나 '취미'로 두고 싶어요. 뭐든 일로 삼으면 금방 질려하는 성격이라서요. 그래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부담을 짊어지기보다는, 직장인이자 개발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SNS는 바쁜 일상 틈틈이 저만의 순간을 담아두는 취미인 셈이죠. 거창한 계획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웃기고 싶어서 올리는 겁니다. 릴스나 AI 영상을 보다 '내가 직접 하거나 나로 입혀보면 웃기겠는데?' 싶으면 못 참고 만들어버려요. 결국 출발점은 딱 한 문장이에요. '이거 웃기겠다.' 조회 수나 팔로워보다는, 주변 사람 한두 명이라도 제대로 빵 터지면 그걸로 성공입니다.

 


팔로워 100명이 3,000명이 된 날📈


그렇다고 '반짝'하던 순간이 없진 않았어요. 전부 대학 때 혼자 떠난 유럽 배낭여행에서 비롯됐습니다. 제가 원래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흘려보내기 아까운 장면들을 나름대로 재치 있게 담았는데, 반응이 꽤 좋았어요. 그때 찍은 사진이 '유디니', '여행에 미치다' 같은 유명 여행 계정에 소개되면서, 팔로워가 100명에서 한 번에 3,000명 가까이 뛰었습니다.

 

여러 여행 플랫폼에서 연락까지 오니, 관심이라는 게 참 무섭더라고요. 그 무렵엔 잠깐 '이런 게 혹시 여행 인플루언서…?' 싶으면서 재미가 붙기 시작했어요. (웃음) 그런데 이 관심을 이어가려면 직업처럼 몰두해야 할 것 같았고, 그건 제가 바라던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금방 현실로 돌아왔죠. 지금도 전업 인플루언서가 될 마음은 없는데, 주변에서 '인플루엔자'라고 불러주시는 별명만큼은 은근히 마음에 듭니다.

 

 


웃긴 릴스와 좋은 상권의 공통점


콘텐츠는 대부분 SNS를 보다가 출발해요. 릴스나 쇼츠를 넘기다 '이건 내가 하면 웃기겠다' 싶으면 일단 저장해두고, 나중에 제 캐릭터나 상황을 섞어 가공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개발 업무와 똑 닮았어요. 개발도 '여기는 왜 잘되지?', '이 자리는 왜 안 되지?'를 관찰해 좋은 포인트를 찾아내는 일이거든요. 콘텐츠 역시 '이건 왜 웃기지?'라는 질문에서 비롯되고요. 분야만 다를 뿐, 괜찮은 포인트를 포착해 제 방식으로 바꾸는 흐름은 똑같습니다.

 

'한번 꽂히면 끝까지 간다'는 감각도 현장에서 그대로예요. 저는 확신이 서면 꼭 이뤄내는 성격이거든요. 양평을 담당하던 시절, 점포를 낼지 말지 고민하시던 점주님이 한 분 계셨어요. 그 자리가 분명히 잘될 거라 확신했기에 밀어붙였죠. 대신 무작정 설득하진 않았습니다. 점주님이 어떤 성향인지, 뭘 좋아하시는지부터 미리 파악해뒀어요. 임영웅을 좋아하신다는 걸 알고, 뵙는 날 제 개인 차에 임영웅 플레이리스트까지 깔아두고 모시러 갔죠. (웃음) 그렇게 하루 종일 붙어 점심에 저녁에 용문사까지 함께 돌았습니다. 나중에 '이 사람이 자신 있으니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놓이셨대요. 사소한 것 하나까지 챙기니 결국 결심이 서시더라고요. 참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재미없으면, 과감히 멈춥니다.


일도 취미도 전력으로 달리지만, 저한테는 분명한 원칙이 하나 있어요. 바로 '재미'입니다. 콘텐츠 탓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오늘도 뭔가 올려야 하는데' 하는 압박이 생기면, 본업에도 영향을 주고 취미도 더는 취미가 아니게 되거든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만들고, 없으면 안 만듭니다. 반응이 없으면 친구들 웃음 코드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요. (웃음)

 

일도 똑같아요. 지금 해서 안 되는 일이면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하고, 다음 날 에너지를 한 번에 쏟아붓는 편입니다. 제가 이렇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건 팀 덕분이기도 해요. 저희 개발팀은 팀워크가 정말 좋거든요. 서로 힘이 되어주고 든든하게 받쳐주는 분위기라, 그만큼 저도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집니다. 결국 일이든 취미든 오래 즐겁게 이어갈 수 있는 선을 지키는 것, 그게 제 나름의 균형법이에요.






개발인의 하루, 콘텐츠가 된다면


저는 숏박스, 너덜트, 띱 같은 스케치 코미디를 즐겨 봐요. 그런데 개발 업무에도 그런 재미있는 소재가 정말 많거든요. 새로운 점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상권을 보는 개발 담당자의 시선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표현만 잘하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개점 없는 개발 담당자의 하루', '가맹객별 상담 유형' 같은 걸 만들어보고 싶어요.

 

사실 개발이라는 직무가 어렵고 전문적인 일로만 소문나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개발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생각보다 어렵게 볼 일은 아니라는 걸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거든요. 그렇게 많은 분들이 이 직무를 알게 되고 궁금해하면 더없이 좋겠죠. 앞으로도 이런 소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아이데이션해서 찍어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다만 팔로워를 늘리거나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이게 일이 되고 수익이 목표가 되는 순간, 오히려 흥이 식을 것 같거든요. 뭐든 결국 다 행복하자고 하는 삶이잖아요.

 

앞으로도 개발자로서는 좋은 팀원들과 함께 더 열심히 일하고, SNS는 저만의 일상과 여행 기록으로 가볍게 이어가려 합니다. 혹시 콘텐츠에 도전해보고 싶은 동료가 있다면, 부담 갖지 말고 재미있을 때 가볍게 시작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낮에는 상권을 읽고, 밤에는 트렌드를 읽는 사람. 신현재 책임이 두 가지를 모두 즐겁게 해내는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무엇이든 '재미있을 때, 나답게'. 그 기준 하나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하루는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신현재 책임(BGF리테일 경기동개발팀)

촬영. 김홍일

글. 홍미랑

편집.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