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단풍 속, 소금강이 품은 작은 무릉도원

매거진 2026.10.29 #PEOPLE #단풍명소 #CU소금강탐방로점 #소금강 #작은금강산


강릉 CU소금강탐방로점 앞에는 울긋불긋 물든 산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매장 앞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 되고, 단풍을 배경으로 쉬어가는 손님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데요. 산이 가장 화려하게 타오르는 이 계절, 4년째 이곳을 지켜온 조규열·최문희 점주님 부부를 만나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편의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강이 아닌, 작은 금강산


최문희 점주님 많은 분들이 '소금강'이라고 하면 강인 줄 알고 오세요. (웃음) 사실은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이에요. 구룡폭포까지 이어지는 계곡이 금강산을 꼭 닮아서 붙은 이름이고, 그래서 우리나라 명승지 1호이기도 하죠. 노인봉에서 산을 타고 내려오는 전문 산악인분들도 계시고, 진고개에서 출발해 네다섯 시간을 걸어 이곳까지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오르는 길엔 금강사라는 오래된 절도 있는데, 소박한 모습이 참 예뻐요.

 

한번 오신 분들은 하나같이 너무 예쁘다, 좋다고 하세요. 원래 이 자리는 옛날 건물들이 모여 있던 곳이었는데, 정비가 되면서 저희가 좋은 자리를 얻게 됐어요. 산으로 오르는 길목의 마지막 상가죠. 등산객이며 캠핑장 손님들이 꼭 지나는 자리인데 쉬어갈 곳이 마땅치 않았거든요. 이분들께 쉼터도 되고 필요한 물건도 챙겨드리고 싶어서 편의점을 열게 됐어요.

 

조규열 점주님 처음엔 식당을 하다가 2년쯤 지나 CU로 문을 열었어요. 주변에 상가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 보면 참 잘한 선택이에요. 저는 만물상 뒤쪽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는데, 거기 서면 '아, 여기가 정말 금강산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요. 옛날부터 괜히 소금강이라 부른 게 아니더라고요. 그런 명승지 바로 앞에서, 산을 찾는 분들을 가장 먼저 또 가장 마지막에 맞이한다는 게 저희한텐 참 뜻깊은 일입니다.

 

 


 

하산길 끝, 오아시스🌵


최문희 점주님 산에서 내려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저희 CU예요. 오랜 산행에 지친 분들이 간판을 보고 만세를 부르세요. (웃음) 오아시스 같다, 구세주 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껴요. 여기서 컵라면도 드시고, 앞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캔으로 산행을 마무리하시기도 하고요. 그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희가 더 신이 나요.

 

유튜브 @작은목소리 채널에 소개된 CU소금강탐방로점

 

요즘은 유튜브에 저희 점포 앞에서 도시락 먹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그걸 보고 오셨다며 똑같이 도시락을 사 들고 앞에 앉아 인증 영상을 찍어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저희 점포가 누군가의 여행 영상 한 장면이 됐다는 게 아직도 신기해요.

 


조규열 점주님 손님들 찾는 것도 시간대마다 달라요. 아침에 산에 오르실 땐 간단히 요기할 거리를 많이 찾으시고, 내려와서는 음료부터 찾으시죠. 매장 곳곳에 의자를 둔 것도 그래서예요. 힘들게 내려온 분들이 잠깐이라도 편히 앉아 쉬다 가셨으면 했거든요. 걸터앉기만 해도 그분들한텐 고마운 일이니까요. 특히 여름엔 계곡 물놀이에 캠핑 손님까지 몰려서 최고 인기예요. 한 차에 타고 오신 분들이 다 같이 들어와 에어컨 바람 쐬며 쉬시고는, 미안하다며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 가시면서 '여기가 천국'이라고 하세요. 손님이 몰릴 땐 노란 의자를 더 꺼내 바깥에도 놓아드립니다. 다들 그 마음을 알아주시는지 고맙다는 말을 꼭 남기고 가세요.

 

 


 

친절이 부르는 단골😌

 

조규열 점주님 매일 지키는 건 두 가지예요. 청결, 그리고 친절. 나이가 있어도 이것만큼은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매장이 깨끗해야 편하게 머무시고, 반가운 인사 한마디가 있어야 또 오고 싶은 곳이 되거든요. 리뷰에 친절하다는 말이 많다고 하던데, 저야 뭐 집사람만 옆에 없으면 늘 친절하죠. (웃음)

캠핑 오셨다가 그릇을 깜빡하신 분들도 종종 계세요. 편의점에서 파는 물건이 아니니 난감해하시는데, 그럴 땐 저희 걸 그냥 빌려드려요.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지만 다들 고맙다며 꼭 돌려주고 가세요. 그런 작은 일들이 쌓이니 다시 찾아주시는 분들이 늘더라고요.

 

 


 

최문희 점주님 손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게 저희한테도 큰 즐거움이에요. 어디서 오셨는지, 산은 어땠는지 여쭤보면 다들 신나서 이야기보따리를 푸세요.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웬만한 카페보다 낫다' 하실 때면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아요. 요즘은 젊은 분들도, 주말 운동 삼아 오시는 외국인 손님도 부쩍 늘었어요. 예전엔 '산에서 사면 비싸다'고들 하셨는데, 이젠 이런 곳이 있어서 다행이라고들 해주세요. 아침엔 앞마당에서 스트레칭하는 등산객분들, 낮엔 사진 찍고 쉬어가는 분들을 매일 보는데, 그 환한 웃음과 활기찬 모습 덕분에 저희도 매일 힐링하고 있어요.

 

 


 

산속을 밝히는 등대

 

최문희 점주님 다리만 건너면 바로 야영장이라,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 데리고 많이 와요. 그래서 밤엔 매장은 물론 2층 불까지 일부러 환하게 켜둬요. 어두운 산속에서 보면 등대처럼 보이거든요. 다리를 다치거나 산행이 늦어진 분들은 불빛을 보고 '살았다' 하시고, 여기서 택시를 불러 내려가시기도 해요. 캠핑장 손님들은 빠뜨린 물건을 사러 왔다가 불빛 덕분에 덜 무섭다고 하시고요.

 

강릉 시내에 사는 형제는 주말마다 꼭 여기 오자고 졸랐대요. 컵라면 맛집이라면서요.  그 아이들이 컵라면에 김밥 먹고, 잠자리 잡고, 비눗방울 놀이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다른 편의점이랑은 다르다고 했다더라고요.

 

조규열 점주님 이 일대에서 가장 밝은 집이라 밤이면 곤충이 다 저희 집으로 모여요. 하루살이며 나방이 문 앞을 가득 메울 때도 있어서, 아침마다 매장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는 게 습관이 됐죠. 그러다 곤충 채집이 취미가 됐어요. 장수하늘소, 호랑이 무늬 나방, 사슴벌레까지 종류도 다양해요.

 

다리가 부러진 녀석들은 접착제로 하나하나 붙여서 박제처럼 보관해요. 처음엔 밤새 그걸 붙잡고 있으니 집사람이 속상해했는데, 아이들 보여주려고 한다니까 이해해주더라고요. (웃음) 야영장에 온 아이들한테 하나씩 건네면 다들 무척 좋아해요. 처음 보는 큰 사슴벌레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아이들을 보면 저도 덩달아 즐거워져요. 계절마다 찾아오는 꼬마 단골이 생길 정도예요. 아이들 웃는 모습이 좋아서 이 취미는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통창 너머 무릉도원


최문희 점주님 이곳은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커서, 가을인데도 아침엔 겨울처럼 쌀쌀해요. 그 덕에 단풍 빛깔이 더 곱게 드는 것 같아요. 사계절 다 예쁘지만, 가을이 으뜸이에요. 산이 울긋불긋 물들고 계곡과 어우러지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죠. 눈 오는 겨울도 멋있고, 비 오는 날은 구름이 산허리에 걸려서 일부러 그날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어느 계절에 와도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에요.

 

2층은 제 취미로 모은 소품들로 꾸며뒀어요. 유럽에서 귀하게 가져온 것들도 있고, 오래된 골동품들도 있죠. 하나하나 사연이 담긴 물건이라 저한텐 보물 같아요. 무엇보다 통창으로 소금강이 한눈에 들어와요. 언젠가 이곳을 취식 공간으로 꾸며서, 더 많은 분들이 편히 쉬며 이 경관을 눈에 담아 가셨으면 해요. 꼭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조규열 점주님 코스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한 번 다녀가신 분들은 꼭 다시 오세요. 이 가을, 올까 말까 고민하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단풍 구경하고 내려오시면, 저희가 환하게 불 밝히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작은 금강산 아래, 하산길 끝에서 가장 먼저 반겨주는 불빛 하나. CU소금강탐방로점은 지친 등산객에겐 오아시스로, 캠핑 온 가족에겐 등대로, 꼬마 손님들에겐 작은 곤충 박물관으로 저마다의 쉼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점주님 부부의 다정한 인사와 통창 너머 펼쳐진 풍경도 함께요. 산이 붉게 물든 지금, 단풍명소 코스로 이곳을 들러보세요.

 

 

 

 

 

인터뷰. 조규열·최문희 점주님(CU소금강탐방로점)

촬영. 김홍일

글. 홍미랑

편집.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