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살배기 아이의 손을 잡은 젊은 아버지가 편의점 문을 열었습니다. 아이의 눈에 비친 편의점과 아버지의 눈에 비친 편의점은 어떻게 다를까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알뜰살뜰 보람찬 삶을 꾸려가는 육아대디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이 칼럼은 전업으로 육아를 택한 육아전문블로거 김근웅 님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아빠! 이거.” 오늘도 어김없이 들른 편의점, 아이가 불현듯 손을 잡아 끕니다. 생필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비교하느라 정신없던 저는 다시 되묻죠. “어? 어떤 거?” 아이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자그마한 초콜릿입니다. 열면 장난감이 나오는. “장난감 나오는 초콜릿이네? 다른 것도 골라 볼까?”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아이와 눈을 맞추며 초콜릿을 함께 고르려다가 가격표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2+1. 그래, 이왕 사는 것 두 개를 사기로 합니다. 하나를 더 주니까요. “세 개 사 줄게. 장난감 다 다른 거 나왔으면 좋겠다, 그치?” 하나만 사 달랬다가 초콜릿 세 개를 얻은 아이의 얼굴이 꽃처럼 환해집니다.

아빠라는 이름을 얻은 지 36개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우주에서 혜성이 날아와 세상에 충돌하듯 이 새로운 존재가 제 일상에 미치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눈을 맞추고, 고개를 가누고, 몸을 뒤집으며 세상에 적응하려는 모든 몸짓을 바라보고, 도와주고, 감탄하며 자연스럽게 육아휴직을 결심했고, 복직을 1개월 남기고서는 아예 퇴사를 선언해 버렸습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주변의 만류와 걱정도 있었죠. “이제 30대에 접어들었는데, 커리어를 쌓아야지. 위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어?” 선배의 말에 저는 씩 웃어 보였습니다. “옆으로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요 뭘.” 그리하여 저의 시간은 아이의 시간과 나란해졌습니다. 함께 일어나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놀고, 함께 걷는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더 큰 감동입니다.
아이가 크는 속도는 과장을 조금 보태 무서울 정도입니다. 작년의 아이를 생각해보면 “언제 이렇게 사람이 되어버렸니” 하며 혼잣말할 때도 있습니다.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가 많이 늘어났고, 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의 범위도 늘어났습니다. 집 앞 편의점에 갈 때면 더 놀랍습니다. 예전에는 손짓, 발짓, 울음으로 떼를 쓰던 아이가 이제는 이것, 저것 가리키며 의젓하게 의사를 표현하고, 직접 집어 사달라며 조르기도 합니다. 어디서 배운 건지 편의점에 비치된 장바구니를 집어 들고 엄마아빠를 부리나케 뒤따라올 때는 웃음마저 터지고 말았습니다. 일상의 풍경이 새로워지고 풍요로워지는 순간, 그때 저는 왠지 조금 더 자라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기쁜 일이 부지기수이지만, 삶이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죠. 막 서른에 접어든 젊은 아빠인 데다 육아휴직에 퇴사까지, 특수한 입장이니만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하루 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오르는 시점에는 생활비에 대한 고민이 깊어갑니다. 아이가 없을 때에 대충 구매해 사용하던 물티슈나 로션 같은 생필품도 이제는 유심히 품질과 가격을 따져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아주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때맞춰 틈새 할인하는 행사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적당한 가격에 좋은 상품을 ‘득템’ 하고 나면 나름 야무진 육아대디인 듯해 내심 보람차기도 합니다. 특히 편의점은 좋은 선택지죠. 흔히 마트에 비해 편의점은 약간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들 있다고 생각하지만, 통신할인과 카드할인, 그리고 1+1이나 2+1 프로모션 행사를 찾아보면 꽤나 합리적인 가격에 집앞 장보기를 끝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릴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네이버페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프로모션에 따라서 결제하는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기도 하고, 네이버에서 운영하고 있는 멤버십과 페이를 활용하면 추가로 포인트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네이버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많은데요. 그렇게 쌓은 포인트를 활용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죠. 편의점 행사에 네이버페이 구매까지 마치면 제법 꼼꼼한 소비계획을 실천한 것 같습니다.
육아대디의 주요업무(?)라고 할 수 있는 중고거래 또한 편의점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크면서 이제 쓰지 않는 물품들을 CU 알뜰택배로 저렴하게 보내거나, 또 필요한 물건을 중고거래로 구매해 편의점에서 픽업하다 보면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치솟는 물가에 생활 전반에서 소비가 위축되는 요즘 이런 서비스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고요.
아이를 키우기 이전, 회사를 다닐 때 제게 편의점은 필요한 물건을 사는 장소일 뿐이었습니다. 생수나 간식 따위를 사러 들르면 저와 같은 회사원들이 물건들을 둘러보고 있었죠. 퇴근해서 방문한 편의점에는 주로 동네 주민들이 계셨고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한낮에 본 편의점은 조금은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아이를 하원시키면서 편의점에 들르면 삼삼오오 모여 캐릭터빵을 뜯는 아이들도 보이고, 프린팅박스에서 나올 줄 모르는 여학생들도 보입니다. 또 제 아이처럼 편의점의 물건들을 신기한 듯 요모조모 뜯어보며 좀체 자리를 뜰 줄 모르는 유치원생들도 있고요. 그 뒤에 “이제 집에 가자”며 애원하는 부모님들의 웃픈 모습에 공감하기도 했지요. 편의점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에겐 추억의 장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소통의 장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팍팍한 세상살이를 도무지 모르는 아이는 초콜릿 세 개를 뿌듯하게 쥐고 해맑게 웃습니다. 하루의 피로가 사르르 녹는 육아의 맛에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지’ 결심합니다. 오르는 물가가 언제 멈출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지만, 편의점을 나오는 지금 느끼는 이 행복한 감정은 물가의 상승 곡선을 가뿐히 넘어섭니다.
*김근웅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편한 MZ세대. 20대의 끝자락, 누군가의 남편 그리고 아빠가 되었습니다.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을 글로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육아블로거 파파웅으로 활동합니다. 저서로 『오늘부터 아빠입니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