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기에 CU가 생겼네?” 동네에 새로운 편의점이 생기면 공연히 반갑습니다. 반짝반짝한 간판에 가지런히 정렬된 매대, 깨끗한 집기는 물론 ‘신장개업’의 패기가 느껴지는 점주님의 씩씩한 목소리까지. 새해와 개점을 함께한 점주님이라면 그 마음 또한 새로울 텐데요. 2024년 새해 첫 문을 연 CU 감일포엠포레점을 찾아 개점의 설렘에 귀 기울여 봅니다.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CU 감일포엠포레점은 2024년 새해 벽두 1월 5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맞은편에서 3년여간 운영했던 CU 감일행복점을 이전해 더 크게 새단장한 곳이죠. 두 점포 간 거리는 고작 53m에 불과하지만, 기분만큼은 완전히 새로운 점포를 연 듯 산뜻합니다. 3년 전 처음 CU의 문을 열었던 마음으로 감일포엠포레점을 개점했다는 김도헌 점주님. 그간 쌓은 든든한 운영 노하우에 씩씩한 초심을 보태 2024년 청룡의 해 더 높이 비상을 시작했습니다.

2024년 새해 새롭게 문을 연 CU입니다. 감일포엠포레점을 소개해주세요.
작년 10월부터 개점을 준비했어요. 이쪽 편에는 ‘감일포레아파트’ 단지가 있고, 기존에 운영하던 감일행복점 근처에는 행복주택 단지가 있었어요. 단 53m 차이지만 상권은 달라요. 감일포레아파트는 입주민이 더 많고, 가족 단위 세대가 더 많이 살거든요. 맞은편 행복주택은 1인 가구가 더 많이 사는 만큼 세대원도 적은 편이었고요. 물론 CU 감일행복점도 3년간 즐겁게 영업했지만, 작은 차이라도 이곳에 재개점하면 감일포레아파트와 맞은편 행복주택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CU를 운영하시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인테리어 일을 했어요. 1993년부터 인테리어 회사에서 25년 정도 근무했죠. 주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워터파크, 대기업 위주의 인테리어 공사를 했어요.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뜻하지 않게 해외에 취직하면서 7년 정도 베트남에 있었고요. 바다 건너 일하다 보니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젠 좀 가족들이랑 같이 지내고 싶다’ 싶어서 돌아와 할 만한 일을 찾았죠. 편의점을 운영해보자고 아내와 상의한 뒤 자연스럽게 브랜드 호감도가 높은 CU를 열게 됐습니다.
이번에 CU 감일포엠포레점을 오픈하시면서 인테리어에 직접 의견을 많이 냈다고요.
아무래도 제가 예전에 인테리어 일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지난 3년간 CU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보니 ‘동선을 이렇게 수정했으면 좋겠구나’, ‘매대를 높여서 상품을 많이 넣고 싶다’ 하는 저만의 기준이 생겼어요. 그래서 새로 오픈할 때 SD(Store Designer)님한테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죠. 하지만 막상 공사를 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제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웃음) 저로선 새로 여는 거니까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잘해보고 싶었어요.

회사원에서 CU 점주로 변신하셨네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아요.
힘들죠. 저는 일단 많이 움직인 것 같아요. 편의점은 점주가 직접 뛰는 만큼 매출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스태프를 많이 쓰면 몸은 편하겠지만 운영상의 문제나 해결책을 배워나갈 수 없잖아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3년을 했어도 늘 새내기 점주 같은 걸요. ‘편의점을 잘 운영하는 게 뭘까’ 항상 생각해요.
하루에 몇 시간이나 근무하세요?
아침 10시 정도에 출근해서 밤까지 쭉 일하죠. 다만 주말에는 꼭 쉬려고 해요. 가족들은 ‘운동도 좀 하고, 일도 줄이고, 건강 챙기라’고 하는데 편의점을 운영하다 보면 내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가도 스태프에게 사정이 생기면 제가 나와야 하고요. 점주니까요. 기분 좋은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편의점 점주로서 소소한 즐거움도 있죠. 제가 과자나 젤리를 좋아해서 일하면서 하나씩 사 먹곤 하거든요. 퇴근할 때도 하나씩 사가고요. (웃음)
위치와 이름이 바뀌었는데 점주님은 그대로라 고객들도 놀라지 않나요?
인사를 해주시죠. “아, 여기로 오셨네요?” 하면서요. 반면 건너편 아파트 고객들은 많이 아쉬워들 하세요. 사람 심리라는 게 참, 53m 밖에 안 되는 거리라도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니까 훨씬 멀게 느껴지거든요. 그래도 길을 건너서라도 꾸준히 찾아주시니 고마운 마음이 커요. 전보다 멀어졌다면서 오히려 한 번 올 때 더 많이 사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근처에 유치원, 초등학교도 있어서 어린이 손님도 많을 것 같아요.
네, 유치원이 있는데 아이들이 하원할 때 꼭 들러요. 그냥 집에 가지 않고, 부모님 손 잡고 들러서 과자나 음료수라도 하나씩 사가죠. 아이들이 오면 과자나 사탕을 하나라도 꼭 챙겨 주려고 해요. 애들이 참 예쁘기도 하지만, 편의점에는 어린이 고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상권은 전형적인 주거단지에 위치해 있고 가족 단위 고객들이라 아이들이 많아요. 저는 다 큰 아들만 하나 있는데 그래서 꼬마 손님들이 더 반갑고 흐뭇하죠. 제가 어른인데도 지렁이 젤리를 참 좋아하거든요. (웃음) 제 몫으로 사두었다가 꼬마 손님들이 오면 선물로 줄 때도 있고 그래요.
2024년 새 마음 새 뜻으로 확장 이전하시면서 오픈 이벤트도 계획하셨다고요.
담당 SC(Store Consultant)님이랑 협의해서 상품 금액을 내리고 라면이나 생수 같은 생필품의 박스들이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CU에서 민생 물가 잡기에 주력하고 있잖아요. 거기 발맞춰 저희 점포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생필품과 식료품의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찾으세요. 이곳은 신도시라 아파트가 많은데요. 그래서 아파트 단지마다 편의점도 있고 마트도 많은 편이거든요. 저희 CU 감일포엠포레점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마트가 있고요. 하지만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 않고, 또 어떤 상품은 편의점이 더 저렴하기도 하죠. 마트보다 접근성이 좋고 아파트랑 가까우니까 편리하기도 하고요. 장보기 고객이 전보다 훨씬 많아졌어요.

가장 먼저 문을 연 점포이니만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가 크실 것 같아요. 편의점 점주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일 매출을 더 높이고 싶어요. 저는 또 점포를 새로 열었으니까 더 잘 해보고 싶죠. 같은 브랜드에서 그저 맞은편으로 옮겨온 뿐이니까 예전이랑 크게 다를 게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장소를 옮긴다는 것이 저에게는 꽤나 중요한 선택이었거든요. 더 잘해보고 싶어서 번거로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전이 아닌 개점을 선택한 거니까요.
3년 동안 CU를 운영했지만 여전히 저는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해요. 모든 장사가 그렇겠지만 편의점도 경영이 참 어려워요. 매일매일이 고민의 연속이지만, 일단은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면서 생활의 안정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편의점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똑같을 거예요. (웃음) 우리 점주님들, 매일 출근하며 문을 열 때마다 막 개점했을 때의 파릇파릇한 마음을 한 번씩 떠올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